본문 바로가기

영성

예수 그리스도의 분신(分身)

예수 그리스도의 분신(分身)

 

우리는 모두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셨다고 고백한다. 그 부르심에 따라 순종하여 우리는 주님의 백성이 되었다. 부르시고 응답하는 관계를 믿음의 관계라 할 수 있다. 예수님의 사역 중심에는 사람을 부르시는 일이 있다. 열 두 명의 제자들을 부르셨고, 삭개오를 부르셨으며 나사로를 불렀고 부활 후 사도 바울을 부르셨다. 예수님의 사역은 언제나 사람을 찾고 만나 부르신다.

 

구약성서를 읽으며 일관되게 느끼는 것은 하나님께서 항상 사람을 찾고 부르신다는 점이다. 모세도 부르셨고, 다윗도 부르셨으며, 수많은 사사들과 예언자들을 부르셨다. 에덴동산에서 아담을 부르셨고 가인도 부르셨으며 야곱과 요셉도 부르셨다. 신구약 성서 전체는 하나님께서 예수님께서 사람을 부르신 역사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사람을 찾고 부르신다고 고백하며 우리 역시 그 부르심을 따라 나왔고 그래서 부르신 분을 따라간다고 고백한다. 이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된다.

 

주님은 왜 우리를 부르셨을까? 예수님께서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9:13, 2:17, 5:32) 하신 말씀처럼 사람을 죄의 상태에서 구하려고 부르시는 것이다. 예수님 사역의 궁극적 목표는 사람들을 불러 구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동역자로서 사람을 부르셨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제자로서 부름이 그것이다. 초대교회는 예수님께서 직접 불러 세우신 열 두 명의 제자들을 ‘사도’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그리고 성경은 초대교회 모든 신자들을 제자로 불렀다. 지금도 교회는 모든 교인을 제자들이라고 믿으며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교육하고 훈련한다.     

     

예수님께서 열 두 명의 제자들을 부르실 때 직접 밝히신 이유를 보자(3:14-15); “예수께서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또한 사도라고 이름하셨다.] 이것은, 예수께서 그들을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그들을 내보내어서 말씀을 전파하게 하시며, 귀신을 쫓아내는 권능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이 목적은 사도들에게만 국한 하는 것은 아니다. 예수께서 부르시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목적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들을 계속 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초대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그대로 이어갔다. 부활한 그리스도는 제자들을 불러 당신의 사역을 계속 하도록 하셨다. 그것은 말씀전파와 악한 영 귀신을 내어쫓는 일이었다.

 

 

 

예수님께서 부활 후 제자들에게 성령을 약속하셨는데 이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이어가는 능력을 위해 주시는 것으로 말씀하셨다( 1:8). 승천하실 때 제자들에게 명령하신 말씀이 마태복음 28:19-20이다. 이 역시 예수님께서 하신 사역이며 제자들이 예수님으로부터 배운 대로 행하라고 하신 말씀이다. 실제로 예수님의 부활 승천 이후 사도를 비롯해 모든 제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이어갔다. 그것이 초대교회다.

 

초대교회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제자들을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기 시작했다. 사도행전 11:26은 이렇게 증언한다; “안디옥에서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었다.” 그리스도를 따르며 닮아가는 사람들이라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려졌을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베드로와 요한을 통해 성전의 ‘아름다운 문’에서 구걸을 하던 일어서 걸을 수 없는 다리 장애인을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일어나 걷게 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베드로와 요한이 한 일이 마치 예수님이 하신 것처럼 보였다. 이처럼 초대교회는 부활의 예수 그리스도가 했던 사역이 계속 이어지는 열매였다.   

 

‘아바타’라는 영화가 입체영화의 기술적 신기원을 이루어낸 작품으로 평가되어 2009년 선풍적 인기를 누렸다. 아바타(Abatar) 라는 말이 이 영화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이 말은 본디 힌두교 사상을 배경으로 한 산스크리트 말인데 하늘의 신이 지상의 육체적 존재로 강림하는 뜻으로 우리 말 ‘분신’(分身)과 같은 뜻이다. 이 말이 유행처럼 되어 똑 같은 가치, 똑 같은 언행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누구 누구의 아바타다’ 하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오늘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아바타’가 아닌가 싶다.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이 붙여졌던 것은 초대교회 기독교인들이 마치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 예수 그리스도처럼 행동했기 때문이었다고 보기에 그렇다.

 

성경을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인과 교회를 이렇게 이해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통해 우리의 인격 안으로 들어오시신다. 성령의 능력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이루어가는 교회 공동체를 이룬다. 그리고 교회를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 이해하고 그리스도인들은 그 지체로 이해한다. 그리고 한 몸이 된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의 사역을 이어간다. 이 것이 교회다. 이 점에서 그리스도인과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적 분신(分身)이 된다.  

 

요한계시록 3:20은 우리에게 이렇게 증언한다;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에게로 들어가서 그와 함께 먹고, 그는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 그리스도인과 교회를 한 몸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기독교 전통에서 성만찬예식은 예배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 성만찬은 모든 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피와 살을 마시는 의식을 통해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룬다고 고백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는 교회공동체는 예수 그리스도처럼 생각하고 느끼며 예수님의 심정으로 일을 한다.

 

주님은 우리를 당신의 분신으로 이해하심이 틀림없다. 그리고 교회를 당신의 분신으로 이해하심이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이 사실은 거듭난다는 말과 함께 우리 생애 최대 도전이다. 내가 누구인가? 그리고 교회가 무엇인가? 하는 물음과 연결된 것이다. 나는 누군가? 교회는 무엇인가? 교회는 그리스도 예수님의 몸이고, 나는 그 몸의 지체, 그러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분신이 되는거다. 내가 말이다. 이 거룩한 사실 앞에 나는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가?

 

2014년 9월 26일

'내일아침' 심용섭 목사 쓰고 올림

 

'영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리스마스 아니다  (0) 2014.12.15
대중적 인기와 영성  (0) 2014.11.27
교회, 레크레이션 센터인가?  (0) 2014.08.29
겉모양이 아니라 속 사람입니다  (0) 2014.06.30
죄와 벌  (0) 2014.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