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기도를 가르치다 (2)
은밀한 곳에서 만나라
이번에는 예수님께서 긍정어로 기도에 대해 말씀하신다. “너는 기도할 때에,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서, 숨어서 계시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리하면 숨어서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마 6:6). 이 말씀에서 기도의 중요한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하나님과 대면하는 것이 기도인데, 하나님은 기도를 통해 은밀하게 만나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이다. ‘골방,’ ‘문을 닫고,’ 그리고 ‘숨어서 보시는’ 등의 표현은 다른 사람에게 노출되지 않고 비밀스러운 상태를 묘사한다. 왜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나타내려 하셨을까? 하나님의 신비 때문인가?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하나님은 기도를 통해 ‘일대일 인격적 만남’을 원하시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하겠다. 다른 방해를 받지 않고 단독으로 만나자는 것이다. 하나님과 둘 사이에 어떤 방해도 원하지 않으신다는 뜻이다. 기도의 방해를 신경쓰시는 하나님, 하나님의 비밀스러운 이 초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덴마크 출신 철학자이며 신학자였던 ‘키에르 케가르트’(Søren Aabye Kierkegaard)는 신앙을 ‘절대자 앞에 선 단독자’라고 정의한 바 있다. 성경 전체에 흐르고 있는 하나님의 뜻을 살피면, 하나님은 분명 사람과 일대 일의 인격적 만남을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이 점에서 기도는 하나님과 일대 일의 인격적 만남을 갖는 통로다. 그러니 기도하는 사람이 하나님 앞에 일대 일로 설 때 어떤 마음자세가 필요할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세나, 장소, 말의 억양이나 단어의 선택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하나님과 일대 일로 만나 인격적 소통을 하자면 매너에 대한 이러한 생각은 대단히 중요하다. 요란하고 시끄러운 데서 만나는 것이 좋을까? 조용한 곳이 좋을까? 여러 사람들에게 광고하고 알리며 만나는 게 좋을까 아니면 자신만 알고 하나님과의 만남을 비밀스럽게 간직하는 것이 좋을까?
사진/ El Paso Museum of Archaeology, El Paso, Texas
예의 바른 언어를 사용하라
‘말 한마디가 천 냥 빛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말을 하는 예절에 관한 교훈이다. 예절 바른 말은 천 냥의 빛을 갚을 수 있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무례한 말 한 마디가 천 냥의 빛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러니 하나님 앞에 일대 일로 마주하여 기도를 할 때 사용하는 말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예수께서는 기도할 때 사용하는 말씨에 대해서 말씀하신 적이 있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방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아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하여야만 들어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마 6:6). ‘빈 말을 되풀이 한다’는 말은 ‘힁설수설’ 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고, 쓸데 없는 말을 반복한다는 뜻이 된다. 기도를 듣는 하나님께 합당하지 않은 말을 하지 말하는 뜻이다. 듣는 사람에게 무례한 말이나, 듣는이가 아무런 관심도 없는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는다면, 필경 어느 누구나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짜증나고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 되어 아니한 만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럴 때 상호관계는 불편한 관계로 발전될 가능성이 많다. 비즈니스에서도 중요한 거래를 할 때 쓸데 없는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는다면 거래가 성사될 수 있을까?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사람은 기도를 할 때 한 마디 한 마디를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말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뜻을 잘 전달하기 위해 사용한다. 기도 역시 독백이 아니라 자신의 뜻을 기도의 형식으로 하나님께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격적이어야 한다. 기도는 자신의 영적 인격을 하나님 앞에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니 하나님 앞에 선 자신의 인격과 거룩하신 하나님 사이에 오고가는 소통에 적합한 말을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2013년 12월 11일
'내일아침' 심용섭 목사 쓰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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