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가르쳐야 할 여덟 가지 복 (4)
의를 추구하는 사람의 배부름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배부를 것이다.”
의를 갈망하고 의가 이루어지기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받게 될 복은 배부름이다. 마태복음은 일반적으로 유대교적 배경 아래 증언된 복음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마태복음을 이해할 때 유대교적, 즉 구약성서의 전통을 많이 고려하고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
구약성서에서 ‘의’는 매우 중요한 중심 주제다. 사회적 공동체 안에서 실현되어야 할 의가 있다. 재판정에서 공평하게 지켜져야 할 의를 강조하기도 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과 맺은 계약적 관계에서 지켜야 할 의가 있다.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살아가기 위해 지켜야 할 의가 있다. 즉, 의는 하나님 앞에서 마땅히 해야 할 원칙이며, 지켜야만 하는 윤리적 책임이다.
구약성경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의는 이 땅 어디서나 하나님의 뜻을 따라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고유한 인권적 권리를 지키고, 하나님의 복을 누리며, 믿음을 실천하는 자유를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권리와 자유가 악한 통치자나 불법의 권력, 또는 힘을 가진 악한 세력으로부터 침탈당하고 약자들의 권리가 짓밟힐 때 약자를 보호하고 그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하나님과의 관계성 속에서 믿음을 지키며 하나님의 의를 지켜가는 사람들이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가 악한 독재자 혹은 악의 집단으로부터 약탈당하기도 하고,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사회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집단에 의해 무시되는 현실은 도처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재판정에서도 공정하고 의로운 재판이 아니라 기득권을 지닌 권력이나 자본의 힘을 따라 판결을 하는 불의한 현상들을 목격하기도 한다.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하는 하나님의 관심사가 여기에 있다. 불의하고 공정하지 않은 악한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굶주리고 목마른 사람처럼 의를 이루려 갈망하고 애통하는 사람들에게 복을 주시겠다고 선언하신다.
사진/ 가을 at Choate Rosemary Hall. 333 Christian Street Wallingford, CT 06492
신약성경과 초대교회에서 사용되는 의의 개념은 구약성서가 말하는 의의 개념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그 의를 넘어 전인적인 인간 존재의 구원과 관련하여 사용된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단절된 관계성을 회복하는 조건으로서 사용된다. 이는 인격적이고 영적인 측면에서 보는 의의 개념이다. 구약성서가 관심했던 사회공동체적 정의나, 법정에서 지켜지는 법률적인 의만으로 인간의 전인적 해방과 자유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인간 내면에 있는 죄성과 불의함에 맞서 하나님과의 관계성 회복을 위해 지켜져야 할 의가 있다. 사회적 공동체의 의 역시 인간의 내면적 구원으로 실현되는 의를 통하여 완성될 수 있다. 물론 신약성서와 초대교회의 신앙에서 강조된 의는 하나님과의 관계성 속에서 정의된다.
하나님과 불편한 관계 속에서 죄인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회개와 용서를 통해 하나님과 화해와 평화를 이루어 가는 사람들이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이다. 교회는 이러한 사람들이 한 몸을 이루어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된다.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기를 소망하는 사람, 변화된 새 사람이 되어 하나님의 의를 이루어가기를 위해 애쓰는 사람,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를 통해 인간 내면에 자리잡은 불의한 죄의 본성을 극복하고 의의 열매를 맺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배부른’ 복을 주신다. 이 것이 예수그리스도가 약속하는 복이다.
‘배부름,’ 그것은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안전한 보장이며, 목표을 이루어 충분히 만족한 상태를 의미한다.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며 이루어질 것이라는 약속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또 다른 약속을 보자; “그러므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고 걱정하지 말아라. 이 모든 것은 모두 이방사람들이 구하는 것이요, 너희의 하늘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 (마 6:31-33). 교회는 이러한 사람들이 모이는 공동체다. 의로운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아니라,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하나님의 은총 아래서 죄를 씻고 거듭나, 새로운 존재로서 하나님의 의를 자신 안에서와, 세상에서 이루어가고자 열망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다. 그 일로 배부르고 만족하며 행복한 사람들이다.
2013년 11월 21일
'내일아침' 심용섭 목사 쓰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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