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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1부

8. 사람을 찾아 부르는 교회

    8. 사람을 찾아 부르는 교회

    

마태복음에 따르면 부활 후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명령하고 약속한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또는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아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 ( 28-19-20). 사람을 찾아 불러 제자로 삼고 세례를 베풀며 당신의 가르침을 가르치고 지키도록 하라는 이 선언적 명령은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잘 보여준다.

   

사람을 찾아 부르는 일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전체를 통해 일관된 하나님의 일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사역을 시작하면서 제자들을 선발한다. 마가복음의 증언을 들어보자. “예수께서 산에 올라가셔서, 원하시는 사람들을 부르시니, 그들이 예수께로 나아왔다. 예수께서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또한 사도라고 이름하셨다.] 이것은, 예수께서 그들을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그들을 내보내어서 말씀을 전파하게 하시며, 귀신을 쫓아내는 권능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3:13-15). 이 본문을 볼 때 예수께서 제자들을 선택하여 부른 이유가 자신의 사역을 따라 할 수 있게 가르치고 훈련하기 위함이다. 마태복음은 예수께서 제자들을 부를 때 한 약속을 소개한다. “나를 따라오너라. 나는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로 삼겠다” (4:19). ‘사람을 낚는 어부란 사람을 찾아 부르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사람을 불러 제자로 삼는 목적은 다시 사람을 불러 제자로 삼기 위한 것이다. 마가복음과 마태복음의 증언을 볼 때,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을 찾아 불러 제자로 삼고 당신의 가르침과 사역을 그들을 통해 계속 이어가도록 하려 했음이 분명하다. 이것이 교회의 본성이다. 교회는 사람을 찾아 부르고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우는 일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계속 이어가는 그리스도의 몸이 된다.

 

    그리스도의 제자

   

전통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셨다는 고백을 지켜왔다. 이는 성경이 전해주는 증언이기도 하다. 기독교 신앙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부르시고 사람이 그 부름에 응답하는 관계라 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 중심에는 사람을 찾아 부르시는 일이 있다. 예수께서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 9:13, 2:17, 5:32) 하신 말씀처럼 사람을 구원하려고 부르시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것만으로는 부르심의 목적을 이해하는데 충분하지 않다. 그리스도의 사역에서 궁극적 목표는 사람들을 구원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그 구원의 사역을 이루기 위해 동역자로 사람을 부르셨다는 점도 신앙고백에서 중요하다. 초대교회는 예수께서 직접 불러 세우신 열 두 명의 제자들을 사도라 불렀고, 모든 신자들을 제자로 불렀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이다. 왜냐하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그 구성원들은 그 지체들이기 때문이다. 바울은 이 같은 부르심의 목적을 잘 이해하고 잘 설명하였다. 에베소서에서 바울은 그것은 성도들을 준비시켜서, 봉사의 일을 하게 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게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일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고, 온전한 사람이 되어서, 그리스도의 충만하심의 경지에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4:12-13)

   

예수께서 제자들을 선택하는 이야기는 마태복음은 10:1-3, 마가복음은 3:13-16, 누가복음은 6:12-14에 나온다. 이 들 중 가장 상세한 내용은 마가복음에 있으며 마가복음이 복음서 중 가장 먼저 기록되었고 성경연구자들에게는 ‘원복음서’로 이해되는만큼 마가복음의 본문을 중심으로 제자를 선택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의도를 이해하고자 한다

 

 

 

 

     그리스도의 마음에 드는 사람
   

복음서들은 예수께서 사람을 불러 제자로 임명하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누가복음은 ‘밤 새 기도를 한 후’ 불렀다고 증언하며 마가복음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불렀다고 증언한다(called to him those he wanted). 이를 종합하면 예수께서 ‘밤 새 기도하며 심사숙고하여 당신이 원하는 기준에 따라 사람을 따로 불러내셨다’고 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교회가 부르신 분의 마음에 합한’ 조건적 공동체임을 알게 해 준다. 교회는 사람의 필요에 따라 세워진 공동체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원하는 조건에 따라 부름을 받은 공동체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그의 이름을 두고 ‘나의 교회’를 세울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 16:18) 교회는 사람의 필요를 따라 세워진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목적을 따라 세워진 것이다.

   

교회는 ‘부르심’이라는 단어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가 필요하여 먼저 하나님을 찾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를 부르셨다고 믿는다. 그리고 우리가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을 신앙이라고 한다. 신앙의 내용과 형식은 부르심에 응답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신앙은 사람들의 인격적 다양함처럼 그 부르심에 대한 다양한 색상과 무늬를 갖고 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그 부르심을 소명이라고도 부르며 그 부르심의 목적을 따라 살아간다고 고백하고 노력한다. 따라서 그 부르신 목적을 알고 그 목적을 따르는 일을 위해 애씀은 교회가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이다.
   

부르실 때 아무 사람이나 부르지 않았으며, 사람들의 자발적 신청에 따라 선발하신 것도 아니라 당신이 원하고 필요한 사람을 불렀다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기독교의 신앙과 교회의 목적은 사람과 세상의 소원이나 바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주님의 목적과 주님이 원하는 조건으로 시작되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교회는 주님의 원하는 조건에 응답하며 따르는 신앙공동체다.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사람
   

복음서는 그리스도께서 제자를 임명하는 목적을 ‘자기와 함께 하려고’(they might be with him) 라고 설명한다. ‘함께 한다’는 말은 함축적 의미를 갖는다. 생명의 관계인 동지적 결의를 나타내기도 하며, 끝까지 공감하고 따르는 신뢰와 믿음의 표현이기도 하다. 마태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임마누엘’이라는 이름으로 증언하며 친절하게 이 단어의 의미까지 설명해준다. 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심’이라는 뜻이다(they will call him Immanuel"--which means, "God with us/마태복음 1:23) 구약에서나 신약에서 공히 하나님의 존재방식이 우리와 ‘함께 함’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메시지를 보자.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아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 (마태복음 28:20). 함께하는 것이 부름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다. 교회는 그리스도 예수와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하려고 세워진 믿음의 공동체다.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목적이어야 한다. 예배는 온전히 그 분과 함께 하는 방식이다. 사람과 함께 함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이 예배다. 기도 역시 전적으로 주님과 함께 하는 방식이다. 성경묵상과 성경연구 모두 주님과 함께 하는 통로다. 봉사하고 섬기는 일도 역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방식이다. 교회의 활동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방식으로 존재한다. 그것이 교회의 본성이다. 오늘 우리 교회는 누구와 함께 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세상으로 보낼 사람
   

부르시고 함께 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사실 부르고 함께 하는 것은 다음의 목적에 따르는 것이다. 즉 ‘보냄’이다(he might send them out to preach). 한국어성경은 이렇게 번역한다. “또 그들을 내보내어서 말씀을 전파하게 하시며.” 이미 부르실 때 보내실 목적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교회의 목적은 사람을 부르기도 해야 하고 보내기도 해야 한다. 그래서 교회의 전통적인 예배는 언제나 ‘부름’ (Calling)으로 시작하여 ‘보냄’(Sanding)으로 마친다.  
   

교회는 언제나 사람들을 세상에서 불러내야 한다. 그것이 교회를 세우시고 교회의 주인인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마치 친목회나 이익단체처럼 모임으로 만족해서는 결코 안 된다. 그것은 교회의 주인인 그리스도의 명령을 어기는 것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믿음으로 모인 사람들을 반드시 세상으로 내보내야 한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마태복음 5:13,14).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파송하는 것이다. 이는 교회의 분명한 목적이며 책임이다.
   

‘흩어지는 교회’라는 책을 통해 교회의 존재를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했던 선교신학자 호켄 다이크 (Hokendijk, J. C)는 교회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 예수 그리스도의 가치(평화)를 실현시킬 때 진정으로 교회가 교회로서 완성된다고 말한다. 교회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 하나님의 나라를 실현하는 목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 것이 성경이 말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교회다.

 

2013년 10월 21일

'내일아침' 심용섭 목사 쓰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