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만 하라고?
‘믿음’이란 어떤 내용을 이해하고 신뢰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이해하고 무엇을 생각하며 믿는 것인가? 이런 질문은 바른 믿음을 갖기 위해 꼭 필요하다. 믿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맹목적 신앙은 위험천만이다. 잘못된 믿음으로 많은 것을 잃고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고, 바른 믿음으로 많은 것을 얻고 기쁨을 얻기도 한다.
기독교 신앙은 전적으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통해 알고 이해하는 하나님의 말씀과 그 분의 약속을 신뢰하여 믿는 행위다. 기독교 신앙의 믿음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하나님의 말씀이며 진리임을 믿는 것이고, 사람을 향해 하신 하나님의 약속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신뢰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 내용을 알지 못하고는 믿을 수 없다. 그 약속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믿는다는 말을 하지 못한다. 하나님의 약속이 무엇인지, 예수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를 이성으로 알고 이해하여야 한다. 많은 이들은 직접 이 사실을 믿지 않고,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의 말을 믿는다. 이 것은 결코 신앙이 아니다. 자신이 직접 예수의 가르침을 듣고 이해하여 믿어야 한다. 이 점에서 기독교 신앙은 생각하여 이해하는 신앙이다.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어떤 사람을 믿는다고 말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믿을 수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판단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첫 만남에서 인상을 보고 또는 말투에 느끼는 감정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이성의 분석을 거쳐 판단한다. 그 사람의 말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 즉 논리적이지 않고 앞 뒤 말이 서로 다르다고 판단될 때 신뢰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다. 이 것은 생각하는 이성의 행위다. 또는 오랫동안 사귀면서 그 사람의 행위나 말에 항상 일관성이 있다는 것을 경험한 기억, 또는 그 사람이 언제나 도덕적으로 행동하고 자기 책임을 다하는 성실함을 지켜본 경험에 따라 그 사람을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 또한 이성이 그 동안의 경험과 기억을 분석하여 내놓은 결정이다. 또다른 경우도 있다. 어떤 물건을 인터넷을 통해 사려고 할 때 우리는 물건을 만든 회사가 물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파악한다. 그리고 그 물건을 사용해 본 사람들의 사용기를 읽어본다. 그리고 다른 회사 제품과 비교하면서 어떤 것이 가장 좋은 것인지를 판단하여 물건을 사기로 결정한다. 디자인이나 색상등을 보고 감정적으로 느낌이 좋다고 판단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 경우도 이성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믿음의 행위와 관련한 모든 행위는 생각하는 힘을 통해 나온다.
사진/ El Paso Korean UMC
흔히 예수 이름을 믿기만 하면 구원을 받는다며, 마치 기독교 신앙에 믿는 것 외에 다른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그리고 믿는다는 말을 어떤 관념이나 느낌인 것처럼 말하는 경우를 본다. 아마 이렇게 말하는 것은 요한의 증언, “그를 맞아들인 사람들, 곧 그 이름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요1:126)와, 사도행전의 증언,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것이다”( 행 2:21)를 문자적으로 믿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이렇게 믿으면 예수님의 이름을 마치 신비적 힘을 드러내는 주문처럼 이해하게 될 수 있다. 기독교 신앙은 그런 주문을 외우는 원시신앙이 아니다. 그리고 예수라는 이름이 얼마나 많은데 그 이름 석자가 능력을 나타낸다는 말인가? 그러므로 무조건 믿기만 하면 된다는 신앙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예수의 이름을 믿는 행위는 그 분의 가르침을 배우고 이해하며, 그 말씀이 진리임을 믿고 지켜 행하는 일임을 함축하는 말이다. 우리는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 모세도 아니고 다윗도 아니며 물론 바울도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배워 이해하고 믿어야 한다. 이를 이해한다면 우리는 복음서를 펴들고 예수께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우리에게 요구하시는지를 꼼꼼하게 읽어봐야 할 것이다. 마치 계약서를 꼼꼼하게 살펴야 하는 것처럼. 그렇게 하는 것이 기독교 신앙을 바르게 출발하는 것이다. 잘못 믿으면 아무리 열심을 낸다 한들 그 무슨 소용이겠는가. 자 모두들 복음서를 펴 들자!!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아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마 28:20)
2014년 7월 31일
'내일아침' 심용섭 목사 쓰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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