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2부

여섯 번 째 기도: 악에서 구하여 주십시오.

내일아침 2014. 2. 3. 06:45

 

    여섯 번 째 기도: 우리를 시험에 들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여 주십시오.

                     kai. mh. eivsene,gkh|j h`ma/j eivj peirasmo,n( avlla. r`u/sai h`ma/j avpo. tou/ ponhrou/Å

 

   

이 기도문은 주제가 두 가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다. 즉 악에 관한 것이다. 시험에 들지 않기를 기도하는 것은 시험에 빠져 악으로 가지 않게 해달라는 뜻이다. 악에 빠지지 않으려면 시험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시험'은 헬라어 페이라스몬'(peirasmo,n)을 번역한 것으로서 영어역에서는 유혹'(temptation)과 시험(Test)으로 번역하고 있다. 예수께서 40일 동안 광야에서 시험을 받으셨다는 구절에서도 이 단어가 사용된다. (마가복음 1:13) 예수 그리스도의 시험은 악마의 유혹을 받은 것을 뜻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기도문에서 시험이라는 말을 이해할 때는 시험(TEST)이라는 말과 유혹(TEMPTATION)이라는 말을 종합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악마의 유혹은 이겨내야 하고 시험은 잘 통과하도록 해야 한다.

   

예수께서 악마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하라 하신 것은 인간 실존이 항상 악의 유혹 앞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독교 신앙은 필연적으로 빛과 어둠의 전쟁이며, 선과 악의 대립에 직면하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본질적 문제이다. 악하게 살 것인가 선하게 살 것인 가 하는 문제이다. 성경이 말하는 인간 실존은 하나님을 떠나 타락 된 존재다. 이 것이 인간의 연약함이다. 영적이든 사회적이든 언제나 죄의 유혹에 직면해 있다고 보는 것이 성서의 시각이다. 이는 인간을 연약한 존재로 이해할 뿐만 아니라, 인간은 하나님 앞에 죄인일 수 밖에 없는 원죄가 있는 존재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두고 기도하지 않으면 인간은 죄악을 극복할 수가 없다.  인간은 선하기 위하여 노력하지만 악한 결과로 맺는다.

 

 

사진/ Korean United Methodist Church yard in El Paso Texas

   

악을 이기는 일은 사람의 의지만으로 될 일이라면 기도하라 하시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은 악을 이기기 위해 도움이 필요한 존재라서 기도하라고 하신 것이다. 인간이 죄인인데 악을 이긴다는 것은 모순이 아니겠는가. 인간이 죄인이라면 선한 것보다 악마를 따라가는 쪽이 더 쉽지 않겠는가 하는 말이다. 사회적 현상을 봐도 사람은 악해지는 쪽으로 가기가 쉽다. 어린 아이들을 키워보면 알듯이 가르쳐주지 않은 나쁜 것들을 어디서 배워오는지하고 탄식할 때도 있다. 선한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통해 교육을 해도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나쁜 것은 저절로 배워지는 것처럼 빠르게 익숙해진다. 이 것이 인간 실존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다. 그래서 악을 이기기 위해 도움이 필요하고 기도가 필요한 것이다.

   

바울은 롬 3:10-18에서 구약성서를 인용해 인간이 악마적 성향에 발 빠름을 폭로한다. “의인은 없다. 한 사람도 없다.( 14:1-3/칠십인역; 53:1-3/칠십인역; 7:20) 깨닫는 사람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사람도 없다. 모두가 곁길로 빠져서, 쓸모가 없게 되었다. 선한 일을 하는 사람은 없다. 한 사람도 없다." "그들의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다. 혀는 사람을 속인다."( 5:9/칠십인역),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다."( 140:3/칠십인역) "입에는 저주와 독설이 가득 찼다."( 10:7/칠십인역) "발은 피를 흘리는 일에 빠르며( 59:7; 8), 그들이 가는 길에는 파멸과 비참함이 있다. 그들은 평화의 길을 알지 못한다." "그들의 눈에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빛이 없다." ( 36:1)    

   

듣기 거북하지만 이 것이 성서가 말하는 인간 실존이다. 따라서 인간은 구원받아야 하며, 하나님의 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날마다 악으로부터 오는 유혹을 이길 수 있도록 깨어서 기도하지 않으면 안된다. 예수께서 자주 사용하셨던 말씀 깨어있으라는 잠시라도 방심하면 악마의 유혹에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것이 예수께서 사역을 시작하시기 전 세례를 받고 사막으로 나가 악마의 유혹으로 시험을 받아야 했던 이유다. 마가복음은 성령이 예수님을 시험으로 인도했으며, 사탄의 유혹을 받으며 금식할 때 천사들이 그리스도를 도왔다고 증언한다. 이 것이 우리가 주님께 악으로부터 구원해달라는 기도를 하는 이유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광야에서 천사의 도움을 받아 악마의 유혹을 이겨냈던 것처럼, 교회도 악마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 기도해야 한다.

 

2014년 2월 2일

'내일아침' 심용섭 목사 쓰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