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슬픔은 복이다

내일아침 2013. 11. 18. 07:09

슬픔은 복이다

 

슬픔은 사실 인류의 오랜 적이되어왔다. 슬픔은 잊어버려야 할 것이고 가까이 있게 해서는 안 될 것이었다. 설사 있어도 없는 듯 해야 할 것이며, 슬픔이 찾아오면 냉정하게 외면해야 할 그 것이었다.

 

슬픔은 사람 속에 아파하고 애통하며 괴로워하는 감정의 자리이지 외부로부터 오는 무엇이 아닌 것이다. 다만 외부의 사건에 반응하는 것 때문에, 그 사건들이 고통스럽고 괴로운 것이라서, 또는 그 현실을 싫어하기 때문에 슬픔을 미워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보자 슬퍼하는 감정이 없다면, 우리가 인생의 여정에서 겪는 그 고통스러운 아픔들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슬퍼하며 애통해 하며 펑펑 울지 못한다면 우리가 그 많은 불합리한 인생의 고난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아무리 잘 살아볼려고 애를 써도 그렇게 되지 않음을 안다. 그래서 애통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며 분노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는 슬퍼한다. 그 슬픔이 커지면 눈물을 흘리며 가슴을 치며 울기도 한다. 그 슬픔이 도리어 우리의 고통을 견디게 해 준다. 사람은 너무 억울하고 충격적인 일을 만나면 말을 잊고 눈물도 말라 울지도 못하고 숨도 못쉰다고 한다. 죽음에 이르는 아픔이다.  그러나 숨이 터져나오고 통곡이 나오며 눈물이 쏟아지면 사는 길이다.  슬픔의 감정은 고통을 해소하는 신비의 약과 같다.

 

사진/ Northeast campus of El Paso Community College

 

열 달 동안 엄마의 뱃속에 있던 아기가 세상으로 나오면 울음을 터트린다. 울음 소리를 들을 때 엄마는 비로소 웃는다. 그 울음은 숨을 쉬는 것과 같다. 아이는 울음을 밤낮으로 터트린다. 점점 자라면서 울음을 그치고 웃는 법을 배운다. 이 처럼 인생에서 가장 먼저 울고 다음에 웃었다. 슬픔과 탄식의 상징인 울음은 인생의 시작이었다. 우는 법부터 우리는 배웠던 것이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우는 것부터 시작하도록 하셨다. 그러고 보면 예수님께서 애통하며 슬퍼하는 사람이 복이 있는 사람이라고 선언하셨다는 것은  우리의 슬픔이 하나님의 사랑받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슬퍼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위로하실 것이다”( 5:4).

 

슬픔은 우리의 인생이다. 그리고 기쁨도 우리의 인생이다. 슬픔은 우리가 기쁨보다 먼저 챙겨야 할 복이다. 아플 때 슬퍼할 수 있음을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눈물이 있음을 행복해야 한다. 슬픔과 기쁨은 같은 자리에서 같은 샘물을 마신다. 그래서 울다고 웃기도 하고, 웃다고 울기도 하는 것이다.

 

슬픔을 감사하는 사람은 인생을 아는 사람이다.

 

2013년 11월 17일

'내일아침' 심용섭 목사 쓰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