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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신앙과 경험

신앙과 경험

 

          

많은 그리스도인들 중에 신앙은 비과학적이고 비이성적인 것이라고 굳게 믿는 이들이 있다. 또한 많은 비그리스도인들이 기독교 신앙이 비과학적이고 비이성적이라며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둘 다 틀린 말을 하고 있다고 말하겠다.

 

기독교 신앙은 분명 과학이 아니다 그러나 비과학도 아니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실험을 거처 검증된 이론을 말한다. 과학에는 물리, 화학, 생물, 의학등과 같은 자연과학도 있지만 참된 인식과 가치와 진리를 다루는 인문과학도 있다. 사람의 현상을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이해를 하는 노력이다. 하나님을 합리적으로 학문적으로 이해하는 노력들이 신학이다. 신학의 학문적 노력을 비과학이라고 함부로 말할 수 없다. 하나님의 말씀이 경험을 통해 확증된 것이라면 비과학적인 것이라고 비난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기독교는 경험, 전통, 성서, 그리고 이성이 조화를 이루는 신앙이다. 맹목적이고 감정에 치우친 상태이거나, 무조건 믿으면 된다는 식의 미신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이론이라면 성서의 증언과 그 진리를 따라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험은 실험이다. 그 실험이 이론과 일치하면 비과학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 신앙은 과학이 아니지만 그러나 비과학도 아니라고 말한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기독교 신앙을 비이성적인 것이라고 오해하는 이유는 아마도 신비나 기적을 강조하는 신앙적 태도 때문일 것으로 본다.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가 신비나 기적을 어떻게 다 이성적으로 설명하고 증명할 수 있겠는가? 이성적인 이해의 노력보다는 신비로 남겨 두어야 하는 일이 사람을 둘러싼 사건들 속에 오히려 더 많다. 그렇다고 하여 신앙이 비이성적이며 이성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면 그것은 분명 비기독교적이다신앙은 분명히 이성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깨달으며,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그 신비적 사건을 이성적으로 기억하며 설명하고 고백하기 때문이다.   

         

성경 전체의 내용 대부분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성경의 내용 중 90%는 사람들이 경험하고 고백한 사건에 대하여 증언하는 내용들이다. 10% 정도를 남겨둔 것은 미래에 관한 증언의 내용은 우리가 현재 경험한 내용이 아니기에 그리한 것이다. 성서는 철저하게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역사 현장의 기록이며 사람들이 경험하고 실천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때문에 인생의 희로애락이 다 담겨 있고, 성공과 실패의 이야기가 가득하며, 악한 것과 선한 것의 투쟁이 사실적으로 증언되고 있다. 이 모든 내용이 신비적이라며 이성의 저편으로 넘기는 것은 무책임하고 지적으로 게으른 죄를 짓는 것이다.     

 

우리 신앙에 경험이 중요한 것은 우리의 신앙이 현재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앙은 미래 저편으로 가는, 아직 경험되지 않은 신비적 소망만을 바라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예수님의 첫 설교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뜻의 임마누엘이라는 이름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소개하는 성서의 증언은 하나님을 사람들의 현재로 오시는 분으로 이해한다. 약속과 말씀이 신비 속에 숨은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 삶의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경험으로 확증된 증언을 말하는 것이다. 신비적 소망은 현재의 경험을 바탕으로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신비마저도 이성적이며 경험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하나님이 지금 삶의 자리에서 경험되고, 경험한 사람들이 고백하며 결단하는 행위다. 결코 구름 위를 걷는 상상이나 환타지가 아니다.

 

2013년 10월 31일

'내일아침' 심용섭 목사 쓰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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